검색 엔진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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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취미 및 잡담
지난 관련 글: Passive Skill Check에 대한 생각

  플레이어에게 적절히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입니다. 예전에 저 같은 경우, 던전에 숨겨진 요소를 심어놓을 때 거의 항상 별 단서 없이 플레이어가 '우연히' 그 요소를 찾아주길 바랬습니다. D&D 4th를 예로 들면 DC 25로 발견할 수 있는 비밀문을 만들어놓고 플레이어가 우연히 그 근처에서 Perception Check를 하길 바랬던 거죠. 그러니 플레이어들이 십중팔구 발견할 리 없었고 숨겨진 요소 뒤에 정성들여 만든 보물, 인카운터, 또 다른 정보 같은 것들은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숨겨진 것을 만들었다면 그와 관련된 단서를 조건 없이 충분히 제공하라.'


  즉, 현실성을 고려한답시고 비밀 요소를 정말 비밀스럽게 꽁꽁 숨겨두기만 한다면 당연히 정말 발견을 못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악한 인물이 강력한 보물을 자신의 방에 있는 초상화 뒤에 숨겨놨다고 가정해봅시다. 일행은 그 방으로 쳐들어가 그 인물을 죽였습니다. 만약 이게 상황의 전부라면 습관적으로 모든 방을 뒤지는 스타일의 파티가 아니고서야 그 보물을 찾을 리가 없고 그냥 '아, 여기 없네. 딴 데 있나?'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만약 전투 전에 '그 인물은 소중한 물건을 항상 숨겨둔다'라거나 '그 보물은 틀림없이 그 인물이 가지고 있다'라는 식의 정보를 미리 흘렸다면 시체에서 그 보물을 발견하지 못한 PC들은 의심을 시작할 것이고 높은 확률로 주변을 조사할 것입니다.

  엄청나게 당연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실천하려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복도 중간에 매직 아이템이 잠든 정교한 비밀 공간이 하나 있다고 가정합시다. 자, 우린 플레이어들에게 비밀문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정보를 별도의 판정 없이 제공해야 합니다. 만약 그 정보를 얻는데 판정이 필요하다면 그 판정을 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정보를 또 제공해줘야 합니다. 또한 정보는 간파하기 쉬운 편이 좋습니다만 너무 쉬워서 답을 바로 알려주는 정보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단, 시나리오에 필수적인 정보라면 무조건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너무 어려워서 전혀 단서가 안 되는 정보는 더 안 됩니다. 여러분이 DM이라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이 단서를 제공하시겠습니까? 바로 떠오르는 것이 딱히 없다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걸 실천하려면 이렇게 비밀문, 숨겨진 보물, 알면 유용한 숨겨진 정보를 만들 때마다 그 존재를 의심하고 찾게 할 가능성이 있는 떡밥을 하나하나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절대 쉽진 않습니다만 이런 방법을 통해 플레이어가 우연히가 아닌 '음, 이 정황을 토대로 볼 때 여기에는 뭔가 숨겨진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스킬 체크로 한 번 알아봐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지금까지 지식이나 조사적 측면을 위주로 설명했습니다만 이는 NPC와의 상호작용에도 적용이 됩니다. 예를 들면 대화에서 플레이어가 아무 근거도 없이 '그냥' Insight Check를 하는 식의 상황을 만들지 말고 별도의 판정 없이 여러 정보를 제시하여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가 맞다면 저 NPC가 하는 말에 뭔가 모순이 있는데? 협박으로 한 번 밀어붙여 봐?' 같은 반응이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의심들이 실제로 옳았다고 판명될 때마다 플레이어들은 재미를 느낄 것이고 실패했어도 그 의심이 틀리진 않았다는 것을 느끼도록 묘한 반응을 묘사로 남기면 플레이어의 재치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 될 것입니다. 바로 이 모든 것이 '플레이어에게 충분한 단서를 제공한다'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죠.


  결론은 DM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란 겁니다.
  (...결론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면 지는 겁니다.)
  그리고 저도 말은 저렇게 했놨지만 실천은 뭐......

2010/05/23 02:13 2010/05/23 02:13